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골목쟁이네 빌보 (문단 편집) ==== 번역 ==== 배긴스라는 성이 씨앗을 뿌리는 사람 판본에서는 '''골목쟁이네'''로 번역되었다. 즉, '''골목쟁이네 빌보'''. 씨앗을 뿌리는 사람 판본 이전까지는 그대로 음차한 빌보 배긴스였다. 처음 골목쟁이네 빌보라는 번역어가 나왔을 때 기준으로 [[한국인]]이 느끼기에 꽤나 어색한 어감이었다. 씨앗을 뿌리는 사람 판본에서 톨킨 번역지침이 대폭 반영되어 출간되며 벌어진 번역어 논쟁에서 가장 중심에 있었던 번역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번역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왜 사람 이름을 번역하느냐, Baggins가 어떻게 골목쟁이로 번역되느냐고 주장했고, 옹호하는 주장으로는 "어차피 [[영어]]권 사람들이 느끼는 어감이나 한국인이 골목쟁이네라는 단어를 보고 느끼는 어감이나 같다."는 내용이 많았는데, 이것과 관련해서는 논란이 있다. 일단 골목쟁이네 빌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한국인]] 입장에서 묘한 느낌을 주는 것처럼, [[영어]]권 사람들에게도 Bilbo Baggins의 어감이 한국인 입장과 유사할 것이라는 의견으로 어감을 옹호하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영어권 사람들 입장에서도 중세라면 모를까 현대인 입장에서 Baggins를 읽고 들어도 그냥 평범한 성씨라고 느껴지지 한국인이 '골목쟁이네'라는 성씨를 듣고 느끼는 어감이 들지는 않는다. 한국 이름이 한자로 되어 있다고 해서 그 한자의 원뜻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만약 그 단어가 'John+son=Johnson'처럼 현대에도 일반적으로 쓰이는 단어라면 한국어로 '대호'라는 이름이 '큰 호랑이'를 연상시키는 것처럼 연상하는 게 가능하겠지만, 영어에 baggins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앞에서처럼 풀어서 인식하자면 bag-in, '자루 안' 정도를 연상하는 건 가능하겠지만, 당장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단 톨킨이 Baggins를 작명할 때 의도한 것 중 하나가 bag의 요소를 연상하도록 하는 것이긴 했다.] 즉, 'baggins'를 '골목쟁이네'로 받아들이는 것은 '''작중 세계 사람들 입장에서는''' 맞을지 몰라도 현대 영어권 사람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흔히들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언]]들의 이름을 풀어 번역한 이름이 돌아다니는데, 이것을 보고 낯설고 당황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한국인들의 이름도 한자를 그냥 풀어쓴다면 마찬가지로 어색해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세종(조선)|세종]]의 본명 이도(李祹)를 생각하면, '오얏나무네 복덩이' 정도가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과 영어권 사람들의 어감을 운운하는 주장 자체는 알맞지 않은 주장으로, 가령 [[일본]]의 야마나카의 경우, 야마나카(山中)를 정말로 '산 속 사람'이라고 번역하지 않으며, [[에이브러햄 링컨]]을 '열국의 아버지 링컨'으로 번역하지 않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이름의 번역은 작중 세계관을 기준으로 해서 고려해야 한다. 가운데땅의 [[제3시대]] 당시, 세계관을 통틀어도 성씨를 사용하는 것은 호빗들만의 풍습이었고, 다른 그 어느 종족, 어느 국가에서도 이름에 성씨라는 것을 사용하는 곳이 없었다. 이후 호빗들과 모험을 거쳐 영향을 받았는지, [[아라고른 2세|아라고른]]이 곤도르의 국왕으로 즉위하면서 [[인간(가운데땅)|인간]] 중 최초로 성씨를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작중의 대다수 사람들은 스스로를 '자기네 선조 이름의 집안'의 '~의 아들'이라는 식으로 소개를 한다. 예를 들어 [[아라고른 2세|아라고른]]은 '엘렌딜 집안'의 '아라소른의 아들'이라는 식으로 자신을 소개한다. [[난쟁이(가운데땅)|난쟁이]]들도 마찬가지로, [[소린 2세|소린]]은 자신을 [[스로르]]의 아들 [[스라인]]의 아들 소린이라고 소개한다. 이러한 세계관이라면 오히려 다른 종족들이 호빗들의 성씨를 들으면 한국인이 이름에 '''골목쟁이네'''라는 단어가 포함된 것을 듣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한국에도 근대 소설에서 사람을 부산댁 등으로 부르거나 현실에서도 기와집 철수나 방앗간네 영희 같은 식의 호칭이 최근까지 있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표현이 아니다. 성씨가 고유명사로 정착된 현대에는 이해하기 힘들어도 성이 없는 세계관에서는 납득 가능하다. 그리고 호빗들이 성씨를 쓴다는 것도 현대와 완전히 같은 것도 아니고, 현실의 성씨가 정착해 나가는 과도기의 모습같은 면도 보인다. 예를 들면, 샘와이즈 '갬지'는 로지 '코튼'과 결혼하여 13명의 자녀를 두었고, 그 장녀인 엘라노르 '갬지'는 '그린홀름의' 파스트레드와 결혼했다.[* 일단 이 of Greenholm이라는 표기 자체가 성씨가 아니라 출신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성씨의 이전 단계이다.] 그런데 엘라노르의 자녀들은 '갬지'도 '코튼'도, 하다못해 '그린홀름' 성씨도 아니고 '페어베이른Fairbairn' 성씨를 쓴다.[* 이 성씨는 한국어본에서는 예쁘동이로 번역되었다.] 이 성씨는 호빗들이 엘라노르의 아름다움을 가리켜 부르던 것이 성씨가 된 것이다. 어느 성씨 문화를 봐도 이런 사용 관습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성씨가 정착하던 때의 모습과 가깝다. 다른 예시로, 갬지Gamgee 가문의 가계도를 보면, 샘와이즈의 5대조가 '감위치의of Gamwich'라는 출신지에서 유래한 '별칭'을 썼고, 4대조는 그것을 성씨로 사용해서 of를 떼고 '감위치Gamwich' 성을 썼다. 3대조에서는 그것이 다시 마모되어 '감미지Gammidge' 성이 되었고, 할아버지 대에 와서야 갬지Gamgee로 완전히 정착한 것이다. 반면 설정상 호빗들 중에서도 명문가인 배긴스Baggins, 툭Took 가문은 꽤 오래 거슬러 올라가도 그 성씨를 그대로 찾아볼 수 있는 등, 성씨가 처음 도입되던 시기의 모습과 일치한다. 이런 것을 감안했을 때, 호빗들의 성씨를 번역해서 그 의미가 구분될 수 있게 하는 것은 설정상의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한국어로 호빗들의 성씨를 번역했을 때 '~네'를 붙이는 것 역시 성씨 없이 사람을 부르던 때의 한국어 관습과 어울린다. 현실에서 정말로 성씨가 없는 사람을 찾아볼 수 있던 시절은 조선 후기보다도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옛날까지만 해도 출신지나 거주지 등을 따서 사람을 일컫는 것도 흔했다. '파란대문네 철수', '과일가게네 영희' 등등의 표현을 보면 어떻게 거주지가 성씨처럼 사람을 구별하는 데 쓰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작품에서 비슷한 예를 들자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필 콜슨]]이 [[아스가르드(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아스가르드]]인들에게 "콜의 아들"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있다. 현대인은 부모의 이름+son이라는 이름이나 성을 듣고 누구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직관적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토르(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오딘슨]] 같은 호칭이 지금도 사용되는 아스가르드에서는 실제로 그런 뜻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성씨가 존재하지 않는 작중 세계관에서는 호빗의 성을 들으면 뜻을 생각할 필요 없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그 뜻을 풀이해 이해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또한 [[J. R. R. 톨킨]] 작품 자체가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톨킨의 작품은 그 시대의 공용어를 영어로 번역했다는 설정으로, 톨킨은 이 점을 고려하여 번역하라고 [[톨킨 번역지침|번역지침]]도 남겼다. 즉, 작중 등장하는 뜻 있는 (영어) 고유명사들 역시 번역의 결과물이라는 설정이며 원문은 다 따로 있다. 이름들조차 작중 나오는 언어별로 전부 다르게 불릴 정도. 예를 들어 [[감지네 샘와이즈|샘]]은 [[가운데땅]]에 맞지 않는 영어식 이름인데, 그 이유는 이게 본명이 아니라 톨킨이 영어식으로 '현지화'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설정상 샘와이즈의 본명은 '바나지르', 약칭 '반'이다. 따라서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번역은 이런 점들을 두고 상당히 고심한 결과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의미없는 논쟁인 것이, 톨킨 본인이 직접 작성한 [[톨킨 번역지침]]에 Baggins를 항목으로 실어 놓고는 번역하라고 적어 뒀다.[* 배긴스 외 반지원정대원들인 갬지, 툭, 브랜디벅을 포함한 다른 호빗들의 성씨들도 번역지침에 수록되어 있으며, 이들은 톨킨이 그 어원을 '밝혀낸' 경우 번역하고, 밝혀내지 못한 경우 그대로 음차하도록 지침에 남겼다.] '골목쟁이네'라고 이름을 한글화하는 것이 작중 세계에는 들어맞는 걸 인정하더라도 성씨의 번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비판은 애초에 작품의 기본 전제와 컨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다.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번역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번역지침의 내용은커녕 번역지침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았으므로 논쟁이 커진 측면이 있다. <반지의 제왕>과 <호빗> 양자 모두 톨킨에 의해 최종적으로 정립 된 설정은, 일종의 "논픽션 흉내"라고 할 수 있다. 즉, <반지의 제왕>과 <호빗> 모두 '''"실존하는 어떠한 역사의 기록을 현대 영국인인 내가 발견하여 영어로 번역하였다"는 컨셉''' 하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작품 마무리 후에 추가적으로 제공 된 작가의 해설도 그 컨셉 아래 톨킨이 작성했으며 그 역시 작품의 일부다. 그리고, 거기에서 매우 분명하게 '작가'로서 톨킨이 서술한 것은, '''"빌보 배긴스", "프로도 배긴스", "샘와이즈 감지" 등 이름이 그 (가상의) '역사적 기록'에 등장하는 실제 인물들의 실제 이름이 아니라는 것이다.''' 발음 상으로는 전혀 다른 가운데땅의 인명, 지명 등을 (씨앗판이 한글판 번역을 한 것과 똑같은 식으로) '''그 의미에 중점을 두어 영어에서 적당한 단어를 찾은 것'''이 작품의 기본 설정이다. 예를 들면, 톨킨은 (설정상)원래 마우라 라빙기라는 인명을 그 설정에 따라 '번역'하여 Frodo Baggins프로도 배긴스라는 인명으로 바꿔서 작품에 등장시켰다. 톨킨은 다른 언어로 번역할 때에도 그렇게 하기를 바랐고, 그렇기 때문에 톨킨이 공들여 [[톨킨 번역지침]]을 따로 작성한 것이다. 그러니까, '작중 세계의 사람들 입장에서 맞는 번역을 해달라'고 작가가 이미 결론을 내려 둔 셈이다. 어떤 번역에서 이름을 번역하냐고 따져 봐야 작가 본인이 직접 자기 작품은 이름을 번역하는 세계관이라고 하면서 다른 언어에서도 번역하라고 했으므로 아무 의미 없는 것이다. 실제로, 다른 나라들의 번역에서도 Baggins는 번역되었다. 예를 들면 프랑스에서는 Baggins를 [[https://fr.wikipedia.org/wiki/Bilbon_Sacquet|Sacquet]]으로 번역했고, 스페인에서는 [[https://es.wikipedia.org/wiki/Bilbo_Bols%C3%B3n|Bolsón]]이라고 번역했다. 해당 언어에 대해 조금 눈썰미가 있다면 음차한 것이 아니라 의미를 번역했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관해 간혹 서양/유럽의 언어관습에서는 이름을 서로 번역할 수 있지만, 영어-한국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한국어 번역에서는 음차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서양에서도 보통 귀화하는 정도가 아니면 성씨를 번역하지 않고, 귀화하더라도 성씨까지 번역하는 건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각자 언어에 모두 존재하는 이름의 경우 자기식으로 읽는 경우는 있지만[* 예를 들면 Charles라는 이름을 영국에서는 찰스, 프랑스에서는 샤를으로 읽는 경우.], 이 경우 역시 가능하면 원래 언어의 발음으로 읽어 주는 것을 더 예의로 친다. 즉, 성씨를 번역하는 것은 어느 언어에서라도 일반적인 번역이 아니지만, 톨킨의 작품들에서는 작가의 의도를 존중하여 번역한 것. 여기서 한국어가 예외가 될 이유는 없다. 단, Baggins는 번역지침에서 bag, sack의 의미를 담아 번역하라고 되어 있으므로, 가방, 자루의 의미가 담겨 있지 않은 '골목쟁이'라는 단어는 엄밀히 말하자면 지침에 맞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번역어가 골목쟁이로 선정된 것은, 골목쟁이라는 단어의 '골목에서 더 들어간 좁은 곳'이라는 의미가 Baggins라는 단어의 의미와 유사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번역지침의 해설을 보면, Baggins라는 성씨는 호빗들이 듣기에 빌보의 생가인 Bag-end와 관련이 있는 단어라고 한다. 그런데 다시 Bag-end는 'bag'나 'pudding bag'의 끝, 또는 [[쿨데삭]]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프랑스어 번역에서는 아예 백엔드가 쿨데삭으로 번역되었다.]. 실제로 백엔드는 샤이어에서도 길 끝에 자리잡은 집이다. 그렇다면 골목쟁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생각했을 때, 그것이 백엔드와 상당히 맞아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빌보가 작중에서 반지를 챙기는 활약상을 연상시키는 '자루'의 느낌이 담겨 있지 않으므로 아쉬운 면은 분명 있지만, 성씨의 의미를 거의 그대로 담아낸 번역어라는 것은 확실하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